지친 주말, 조용히 책 한 권을 들고 발걸음을 옮길 수 있도록 에디터의 취향을 담아낸 지도입니다.
메뉴판 첫 장에는 그동안 짊어졌던 복잡한 역할과 이름표를 잠시 내려놓으라는 인사말이 적혀 있습니다. 감자탕집을 10년 운영한 사장님이
진열장에는 유리를 두드리지 말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습니다. 젤라토가 놀란다는 농담 같은 문구인데, 그 안에 든 토마토바질이나 쑥 같은
껍질을 가르면 밥이 가득 들어 있는 통닭이 이 집의 얼굴입니다. 벽에는 손님들이 적어 둔 낙서가 가득하고, 사장님이 운영하는 익명 채
시끄러운 샤로수길 메인 골목에서 한 블록 떨어진 한식 다이닝 펍입니다. 이름의 뜻을 메뉴판에서 읽고 나면, 안동소주 베이스 하이볼 한
상하이 여행에서 돌아온 뒤 훠궈에 푹 빠진 사람이 일주일에 한 번씩 찾는다는 가게입니다. 네 칸으로 나뉜 냄비 앞에서, 각자 좋아하는
편의점 와인에 지쳐 있던 사람들이 이 바 테이블 앞에서 생각을 고쳐먹습니다. 사장님 혼자 요리와 서빙을 다 하는 작은 와인바인데, 매
비밀스러운 입구를 지나 지하로 내려가면 벽에 네온사인으로 VACANCY라는 글자가 걸려 있습니다. 영화 속 빈티지 미국 호텔에 들어선
나무에 가려진 작은 간판 대신 네온사인이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문을 열면 영어가 들리고, 치즈를 먼저 올리고 소스를 나중에 얹는 뉴
완성품을 사는 게 아니라 내가 고른 조각을 하나씩 붙여 만드는 곳입니다. 벽 한 면을 채운 작은 액자들이 그렇게 완성된 물건들입니다.
육회비빔밥에 치즈를 올린 겉절이를 곁들이는 집입니다. 벽돌 건물 사이 화이트 외관이 먼저 눈에 띄고, 문을 열면 우드톤 통창 안으로
창신골목시장 안쪽, 외관은 투박해도 소갈비살 하나로 소문난 수원성갈비입니다. 드럼통을 잘라 만든 테이블에 둘러앉아 숯불에 고기를 굽는
오사카 덴마에서 문을 연 가게가 노렌을 나눠 받아 분점이 되고, 바다를 건너 한국에 상륙했습니다. 명동8길 2층, 연애 시절 왔던 사
추억의 음식이 생각나 걸음을 옮긴 사람도, 수지로 이사 온 지 여덟 달 만에 동네 맛집을 찾아 나선 사람도, 같은 간판 아래에서 멈췄
골목 안쪽, 가장 세련된 인테리어를 갖춘 새 우즈베키스탄 식당에서 한국인 손님은 혼자였다.
동대문 종합시장 뒤편, 양지식당은 9천 원에 반찬 여덟 가지가 상에 오르는 백반집입니다. 벽에 붙은 손님의 편지 한 장이 이 집의 성
이화동 벽화마을 안쪽, 지대가 가장 높은 자리에 과자와 쿠키를 직접 만들어 파는 공방이 있습니다. 당근마켓에서 우연히 본 쿠키 사진을
동대문역 곱창 골목, 영순이네곱창은 천장까지 빼곡한 손님들의 메모지로 그 세월을 보여줍니다. 야채곱창과 막창을 직접 손질하는 모습이
그린톤 외관에 붉은 리본이 달린 문을 열면 3개 층, 60석 규모의 레스토랑이 펼쳐집니다. 하루 24개 한정인 비프웰링턴 한 접시를
선착순 20개 한정으로 파는 돌솥비빔밥버거를 먹으러 오픈런했다는 사람과, 몇 년 전 그 와사비 쉬림프 맛을 잊지 못해 다시 찾아왔다는
대나무와 콘크리트 노출 외관을 따라 계단을 오르면 나오는 집입니다. 혼자 조리하는 셰프라 음식이 늦게 나올 수 있다는 안내문이 붙어
연희로11길의 작은 문구점입니다. 가볍게 구경만 하고 나오려다 다이어리와 노트에 붙잡혀 한참을 머물렀다는 사람이 여럿입니다.
아모르나폴리는 계동길 초입의 베이커리입니다. 2층까지 가득 찬 빵 바구니와 창가 자리를 두고, 북촌을 찾은 사람들이 조용히 경쟁합니다
연희로 135, 검은 외관의 대형 카페입니다. 화장실만 쓰고 나가려다 안쪽 공간에 붙잡혔다는 사람이 있고, 2층 계단을 오르며 영화관
지나가다 우연히 발견했다는 사람도, 한남동에서부터 알고 찾아온 사람도 같은 노란 벽 앞에 섭니다. 이 가게의 숫자 33은 사실 도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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