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는 다른 가게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사정이 생겨 다시 나왔고, 그다음 발길이 닿은 곳이 에이스호프였습니다. 사장님 얼굴이 제일 친
의자가 없어서 다들 서서 마십니다. 처음엔 어색해도 잔 하나 들고 나면, 그 나름의 분위기가 있다고 다녀간 사람들은 말합니다.
3대를 이어온 곰탕집에서 누구는 와인을 사 들고 와 물컵에 따라 마셨습니다. 리델 잔은 아니었지만, 그것도 을지로식 낮술의 재미라고
몇 년째 앞쪽 테라스 테이블 두 개만 알던 단골이 있었습니다. 어느 날 걸린 현수막 하나가, 가게 뒤편에 숨어 있던 넓은 야외 공간을
골뱅이 골목 한가운데, 낙서와 연예인 사인으로 뒤덮인 벽 앞에서 비 오는 날의 방문과 노을 지는 저녁의 방문이 겹칩니다.
누구는 문 닫은 가게들 사이를 헤매다 우연히 들어왔고, 누구는 월요일 저녁인데도 줄을 서서 기다렸습니다. 마흔여섯 번째 여름을 나는
혼자 먼저 도착해도 안으로 들어갈 수 없습니다. 일행이 다 모여야 문이 열립니다. 좁은 골목 안, 다찌석 몇 자리를 두고 저마다 다른
만선호프의 야외 테이블에 앉는 순간, 당신의 하루가 끝난다. 시원한 생맥주와 바삭한 노가리, 그리고 주변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어우러진
뮌헨호프는 을지로에서 가장 조용한 이름의 호프집이다. 하지만 밤이 오면 이 거리에서 가장 시원한 생맥주를 마실 수 있는 자리가 된다.
신발을 벗고 다다미에 앉는 사람도 있고, 통유리 테라스 너머로 을지로 밤거리를 내려다보는 사람도 있습니다. 같은 계단을 오르지만 저마
평일 저녁에도 여든 팀 넘게 줄을 섭니다. 누구는 임산부 확인증을 내밀고 먼저 들어가고, 누구는 담배 연기를 피해 가며 몇 시간을 버
마산에서 그날 경매로 받아 온 생선이 그날 안에 팔립니다. 좁은 바 테이블에 나란히 앉은 사람들은 누구는 처음, 누구는 두 번째로 이
을지장만옥의 붉은 네온사인은 홍콩 영화 속 한 장면을 그대로 옮겨놓은 것 같습니다. 그 아래에서 마시는 수제 맥주와 차이니즈 타파스는
영락골뱅이의 벽에는 수십 년의 낙서가 쌓여 있습니다. 청량리에서부터 걸어온 사람도, 옆 가게가 만석이라 들어온 사람도, 결국 같은 벽